시. 산문. 편지글.

너와 함께라면.

碧 珍(日德 靑竹) 2010. 10. 3. 11:58





너와 함께라면.   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글/ 구름 스쳐가는 바람에 꽃 같은 울음 우는 은행나무 되어 서로를 마주볼 수 있다면 비록 빈 가지일지라도 그렇게 살고 싶다 흔적 없이 흩어질 노을빛에 간절한 그리움 모두 담을 수 있다면 텅 빈 가슴일지라도 그렇게 살고 싶다 물기를 뺏겨버린 책갈피의 빛바랜 단풍잎 마지막까지 몸 바스락거리듯 텁텁한 삶일지라도 그렇게 살고 싶다 어쩌면 가는 발길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를 툭 튀어나온 걸림돌처럼 무수히 밟힐지라도 그렇게 살고 싶다 나무와 나무 사이 어둠의 경계를 허물고 닿을 듯 잡힐 듯 스쳐가는 바람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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